글
일단 보고 온 당사자가 일어에 매우 약하여, 두 번을 보기는 했지만 제대로 알아먹은 대사는 대충 절반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정확도가 매우 떨어지며, 철저하게 제 개인적인 시선과 의견에 입각한 감상이라는 점을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표현이 잘 안돼서 주절주절 장황하게 늘어놓기는 했는데.....orz 그냥 적당히 필터링해주세요.
전 경고했습니다.(....)
길이에 비해 영양가도 설득력도 없는 잡상
1.
우선 극장판을 보고 온 첫 번째 소감은 와까리아우밖에 안 보인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감독이나 각본가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라고 더 강하게 느낀 것은 다른 쪽이었다. 내 눈에는 극장판 상영 120분 내내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온 몸으로 자기 목숨을 던져가며 그 사실을 열변하는 걸로 보였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도 할 수 있고 군인정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1, 2기 50화 동안 공들여 쌓아올린 캐릭터들이 폭죽 터지듯이 극장판 시작부터 끝까지 이걸 지켜야 한다는 걸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걸 위해 다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 목숨까지 내걸고 싸웠다.
1,2기에 비해 달라진 캐릭터를 통해 이걸 단적으로 드러내주기도 했다. 사지는 아직 완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루이스 곁에서 그녀만 보듬는 게 아니라, ELS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괘도엘리베이터를 관리할 기술자를 모으는데 자원해서 우주로 갔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내내 자신의 싸움을 했다. 그리고 2기에서 권력욕을 보여주었던, 극장판에서 한층 청초해진 킴 사령관은(...) ELS를 1차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데카르트가 포함된 부대에 자원하여 참전했다. 이런 위험한 데 자처해서 온 이유가 뭐냐는 부하의 질문에 세르게이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가 얼마나 올바른 군인이었는지, 그리고 자신은 그를 보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일어 고자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세르게이의 영향으로 그 작전에 자원했다는 것은 대충 맞는 듯.)
故세르게이 대령님이 죽을 때가지 지키려고 했고, 안드레이가 물려받아 이번에야 말로 목숨을 걸고 지킨 것.
커티가 콜라를 안전지대로 안 빼고 끝까지 싸웠던 태도.
그라함이 말한 것처럼 죽음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해.
사실 저 전투에서 자기 본분을 다하고 죽은 사람 모두가 지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마리나가 일생을 바쳐 지켜낸 것이며 세츠나가 그 자신을 던져 지키려 한 것이기도 하며 록닐이 가족의 원한을 넘어 이루고 싶어 했던 것이기도 할것이다.
자기 자신이나, 가족만을 보듬는 것이 아니라 그 선을 넘어 손을 뻗는 것. 자신과 직접 관계되지 않은 일에도 화내고 슬퍼하여,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나아가는 세상.
다가올 대화를 제외하면, 이오리아가 이루고자 한 목적은 결국 저것이 아닐까 한다.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 필요한 것.
그리고 저것이 전제되어야, 인간의 성장과 발전이 가능하리라 본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낫고, 오늘보다 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 인류는 느리지만 꾸준히 진보해 왔고, 그 와중에 희생도 많았지만, 분명히 진보는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이오리아는 그것을 믿고 인류의 진보를 앞당기고 희생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GN입자와 건담을 만든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오리아는 인류의 진보를 이루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 이 경우 진보보다는 성장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인류의 성장, 그래서 유년기의 끝과도 연관되는 걸지도.
와까리아우는 인류의 성장의 수단이자 동시에 그 결과일 것이다.
거기서 한 발짝 빗겨나가 있는 게 바로 데카르트였다. 그는 자신의 에고만으로 움직인 캐릭터다. 이 데카르트의 존재와 극장판 노벨라이즈에 추가된 내용을 생각하면, 아직 이오리아의 이상은 완전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분명히 한 단계 성장했지만, 자신의 모순과 일그러짐을 모두 수정하지는 못한 것이다.
2.
극장판 초반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어로우즈가 퇴치당한 뒤 들어선 힐러리여사(...)로 대표되는 신정부에 대한 묘사였다.
우선 신정부를 절대적으로 선하고 올바른, 이상적인 정부로는 그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초반부 영화 셀레스티얼 빙이 죽 흘러간 직후에 캐릭터의 입을 빌려서 대놓고 그 영화를 신정부의 프로파간다라고 깠다. 그리고 이 정부도 정보 통제를 완전히 안 하는 것은 또 아닌 듯. 톨레미팀이 통째로 신정부에 전함 솔빙과 함께 베다를 넘겼는데 (이거 보고 저런 영화를 안 만들 수 없겠다 싶긴 했다. 지금 정부의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저런 물건까지 넘겨줬는데 지분 요구도 안 하잖아...) 덕분에 베다로 정보통제 하고 있다던가 하기 쉽다던가 하는 발언이 나온 듯했다. 데카르트가 모르모트 취급당한 것도 결국 신정부 치하였고.
그런데 정보통제 대해 대통령은 찬성하지 않았다. (아뉴 타입 이노베 대변인 아가씨가 먼저 그 발언을 하자 대통령이 그 말을 받는다.) 여기서 어로우즈와 신정부의 차이가 드러난다. 물론 이 정부도 이상적이고, 완벽한 정부는 아니다. (프로파간다&데카르트의 존재)
하지만 최소한 ‘정치적으로 올바른’ 선은 지키고 있는 정부인 것으로 보였다. 최소한도의 정보통제는 하는 듯하지만, 그건 사태 파악과 패닉을 최소화 하기위한 정도에 그쳤고, 한번 정보공개를 결정하자 연달아 올라오는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공표 해버린다. 아싸리하고 통제하는 것도 모자라 조작까지 해대던 어로우즈와는 다른 면이었다. 이노베로 각성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모아 셸터에서 보호했다. 당연한 일인데, 의외로 현실에서 이런 당연한 일들이 제대로 실행되는 것 보기가 얼마나 힘든지 생각하면...
ELS의 공습이 시작되었을 때, 마리나 공주는 혼자 셸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하자 왕궁의 시설을 개방하고 그 곁에 남았다. 대통령 역시 피난하지 않은 듯했다. 마리나 공주가 일종의 이상적인 평화주의자와 지도자로서의 상징이라면, 연방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최선의 지도자로서의 모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싶었다.
그리고 이 정부에 리본즈의 통제를 받지 않아 이제는 베다의 의지대로 행동할 이노베이드들이 협조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대통령 대변인이 굳이 아뉴타입일 필요성이 조금 보인다. 연방군복 입고 열심히 베다 관리하던 레드조 만으로는 이노베이드들이 어로우즈가 아닌 신정부 쪽에 더 협조적이라는 인상을 주기 힘들다. 아무리 2기 끝에 살짝 등장시켰다고는 하지만 굳이 아뉴타입의 이노베이드를 등장시킨다면 가장 써먹기 좋은 건 록라일과 엮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는 쥐뿔도 안 써먹는다. 이노베이드로서 존재감 쪽이 중요한 걸지도. 만약 그렇다면 신정부의 방향성은 이오리아의 계획에 도움이 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3.
결국 와까리아우는 주제 전체가 아니다. 하고자 하는 말의 일부이며 핵심인 것은 맞지만. 와까리아우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능력만이 아니라 그럴 의지가 존재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데카르트라는 캐릭터가 온 몸으로 증명해 보여줬지 않은가. 그리고 그 의지는 철저히 개인적인 에고에만 기반을 두고서는 만들어질 수 없다.
그리고 ELS의 침식은 아마도 ELS 나름의 와까리아우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중학생 여자에게 리본즈의 모습으로 다가가려고 했던 것이나, 굳이 뇌양자파에 반응해서 그쪽으로 몰려가는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마도 ELS에게 존재하는 소통의 방식이 침식밖에 없었던 거고, 걔네는 단지 ‘얘네 뭐지 뭐지? 우리 얘기좀 합세’ 하면서 달려든 걸지도(....) 일단 ELS가 정말 적대적인 목적으로 침식을 한 거면 퀀타 시스템이 발동했어도 제대로 된 와까리아우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4.
데카르트 샤먼이 이야기의 열쇠라는 건 정말 맞는 이야기라고 본다. 사실 티비판에서는 1,2기에 걸쳐 심도 있게 세계의 모순과 악의를 다뤘는데, 극장판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묘사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리고 극장판에서 세상의 추악한 점과 모순에 대한 것을 담당하는 게 바로 데카르트라고 생각한다. 모순의 피해자이자 모순 자체.
동시에 자신의 에고를 먼저 앞세운 케이스이고, 그런 의미에서 같은 능력과 다른 의지의 세츠나의 거울에 비친 이면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5.
시작부터 안경 클로즈업에 살랑살랑 돌아다니는 꼴이 미모도 업해서 대체 2년 동안 뭔 짓한겨!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김라일.
근데 2번째 보고 절실히 깨달은 무서운 사실이 있으니 라일은 고사하고 록온이라고 ‘남이 이름을 불러주는 장면’이 거의 없었음. 딱 하나 예외가 초반에 시린이 라일이 튀는 모습을 보고 GENE-1이라고 부르는 장면뿐이면 말 다한 거 아닌가. (여기서라도 라일 디란디 본명이 안 나온다. 시린은 포지션 상 본명을 알 가능성이 높은데도) 물론 내가 못 들었을 가능성도 있는데, 첫 번째 보고 이상타하면서 다시 본 거라 거의 틀림없을 거라 본다. 록온 스트라토스라는 이름도 본인이 사바냐 발진 시퀀스에서 말하는 게 다인 듯하다.(...)
게다가 더 환장하겠는 게, 얘가 완전히 세츠나 그림자가 되어버렸쎄요. 세츠나와 록라일이 같이 있는 컷이 좀 있는데 (라일이 출연율을 생각하면 비중이 꽤 높다) 그때마다 주변인들은 죄다 세츠나만 찾는다. 의견을 묻거나 걱정하는 것도 세츠나에게 민망할 정도로 집중된다. (딱 하나 록라일이 의견 제시하는 건 ELS랑 싸우자 이런 얘기 하는 부분이다. 그걸 랏세가 동의하니까 마리와 알렐이가 반대하는 장면. 문제는 최종 결정권은 당연하다는 듯 세느님께 넘어가며 다른 의견은 자연스레 무시된다.) 김라일 공기 얘기가 나오는 데는 이 영향도 꽤 있을 듯. 근데 이색히는 그 상황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넉살좋게 웃으며, 마리나나 펠트 감정까지 챙겨서 세츠나한테 좀 잘해봐라 이딴 소리나 하고 있다. 야, 임마......................
2기 끝에서 라일 디란디로서가 아니라 록온 스트라토스로서 살겠다고 했을 때 절로 시밤바를 외쳤지만, 정작 라일 디란디가 택한 록온 스트라토스로서의 삶이 뭔지는 잘 몰랐다. 근데 그걸 상상 이상의 모습으로 극장판에서 떡 보여준 거다.
록온 스트라토스(라일) = 세츠나 F 세이에이의 그림자
야이, 샹샹바!!!!!!
이 둘의 행동패턴은 간단하다. 세츠나가 ‘먼저’ 나가면 그 ‘반 보 뒤’에서 록라일이 따라가면서 보조한다. 왜 반 보냐면, 만약의 상황에서는 몸 던져 방패하고 평소에는 바로 옆에서 보조하기 쉬우니까. 일단 팬의 입장에선 피토하고 욕 나오는데, 이게 록온 스트라토스로서 라일 디란디의 특징이다.
아마 록닐이었다면 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바로 '옆'에서 '함께' 싸우지 않았을까.
라일이 록온의 이름을 이었니 어쩌니 해도 록닐의 진짜 후계자가 세츠나라는 건 다들 아니까 굳이 그렇게 확인사살 안 해줘도 된다고. 베라먹을...orz
게다가 소설판 끝부분 추가 얘기 듣고 경악했다. 극장판 뒤에도 세계에서 전쟁은 사라지지 않았고 옛 CB맴버도 그 싸움에 참여 했다고라???!!!!!! 그 싸움에 뛰어들었다는 거, 너지? 너지?????!!!!!!!!!!!!!!!!
수절 루트냐 하고 땅을 치던 중에, 이놈이 스스로 카타론 들어간 인간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 그냥 “헤헤 세츠나 언제와...:Q” 이러고 얌전히 있을 놈이 아니었지.orz
극장판에서 록라일의 개인적인 부분이 드러난 건 정말 아뉴사진을 들고 있는 한 장면 뿐이었다. 그런데 아뉴타입 이노베 아가씨가 신정부 대변인인거 같단 말이지. 툭하면 뉴스 나온단 말이지. 김라일이 그걸 못 봤을 리 없단 말이지. 덕분에 김라일이 아뉴 사진안고 청승떠는 횟수가 늘어났다에 한 표.
6.
극장판 소식 공개부터 유년기의 끝에 대한 오마주라고 대놓고 광고를 하기도 했고, 본편에서도 극장판에서도 그 영향이 정말 많이 보였다.
그래서 다들
이오리아, 이노베이터=오버마인드
이노베이드=오버로드
로 대입을 많이들 하는 듯. 사실 나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ELS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보고나니 저것만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이건 유년기의 끝을 본 직후 느꼈던 개인적인 감상과 관계가 깊다.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에서 인류에게서 태어난 새로운 인류는 현재 인류와는 전혀 다른 종족으로 보였다. 물론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개개인의 의사가 존재하지 않고 전체가 하나의 의사를 가지며 개인은 생명체를 이루는 세포처럼 행동한다.
이거 뭔가랑 비슷하지 않나?
ELS의 개별체는 개개가 의사를 갖고 있지 않고 본체의 의사를 함께 공유한다.
반면 인류의 진화형인 이노베이터는 개별의 의사를 갖고 있다. 물론 지각능력이 엄청나게 상승하고 수명이 두 배로 늘긴 했지만, 이들과 구 인류의 차이는 유년기의 끝에서의 구인류와 신인류의 차이만큼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엄청나게 과거의 선사인이랑 지금 우리랑 비교하면 정신적인 사고방식이나 수명이나 저 정도 차이가 날 듯. 이노베이터가 완벽하게 다른 인류는 아니라고 생각함. 아무리 말도 없이 와까리아우하고 외우주로 우주선을 날려 보내도, 나중에 최종적으로 모든 인류가 이노베이터화 한다 해도, 그들이 인류가 아니게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장한 것뿐인 거다. 성장했다고 본질이 아예 변하는 것은 아니니.
7.
그리고 이제는 알렐이를 제외한 마이스터 전용 뇌내소환수가 된 닐모씨........작작좀 해라!!!!!!!!!!! 그렇게 까지 안 보여줘도 된다고!!!!!!!!!!!!!!! 세츠나가 결국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건 우선 록온 스트라토스의 긍정이 선행 되어야만 가능 한 거였던 거지.(담배 뻑뻑) 그가 긍정할 수 있는 삶이자 그의 의지를 이어받은 삶이 아니면 얘는 결국 자기 삶을 긍정 못하는 거다. 이건 뭐......(.............)
세츠나가 자신의 삶에 가진 태도는 지금까지 전부 세츠나 뇌내 김닐의 입을 통해 표현됐다. 싸워라 -> 변해라 -> 살아라 의 3단계로.
그리고 저 단계까지 와서야 가까스로 긍정할 수 있게 된 삶이라는게............(....................)
레알 세느님 완성. 예언자이신 모님께 찬사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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